[MIKA #03] 인터랙티브 미디어 아티스트 한윤정

소리를 시각화하고 시각을소리화하다

인터랙티브 미디어 아티스트 한윤정(YoonChungHan)

<이미지1> Sound Tree Rings App에 관해 설명하는 한윤정님

The art challenges thetechnology, and the technology inspires the art 
예술은 기술을 도전하게 하고, 기술은 예술에 영감을 준다 
-John Lasseter (존 라세터, Pixar CEO & Director) 

존 라세터의 명언처럼 예술과 기술은 서로 자극하며 또 다른 차원의 예술과 기술으로 향합니다. 예술과 기술이 만나는 경계에서 새로운 표현방법을 발견해가는 인터랙티브 미디어 아티스트 한윤정님을 만나보았습니다.

Q.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본인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UCSB(산타바바라 캘리포니아 주립대)에서 박사과정에 있으며, 인터랙티브 미디어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한윤정이라고 합니다.

Q. 인터랙티브 미디어는 애니메이션, 영화, 게임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잘 알려진 분야는 아닙니다. 어떻게 인터랙티브 미디어 아티스트가 되고자 결심하게 되었나요?

A. 대학생때 꿈은 뮤직비디오 감독이었습니다. 소리와 비주얼을 조화시는게 너무 흥미로워서요. 대학때부터 스토리 위주의 뮤직비디오들보다는 비쥬얼적인 요소들을 음악과 잘 녹여낸 작품들을 좋아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뮤직비디오가 관객에게 너무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면서 조금 더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작업과 테크놀러지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미지 2> 'Sound Tree Rings'을 관람하는 사람들 
@산타바바라 현대 예술 갤러리 

Q.대부분의 작품이 소리와 관련 된데는 그런 이유가 있었군요.

A. 네. 소리를 시각화하고 시각적인 것들을 소리화 하는 작업을 좋아합니다. 굉장히 추상적인 개념이라 제가 목표하는 것은 사람들이 제 작품을 보는 동안 직관적으로 의도를 알아 차릴 수 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시각과 청각 모두 굉장히 주관적이기 때문에 완벽한 답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보편적인 균형점을 찾아가며 작업하는 것이 중요한것 같습니다.

<이미지3> '손끝 소리'는 관람객의 지문을 인식해 시각화와 소리화를 한다 
2013 Siggraph에서 전시

Q. 작품에 들어가있는 소리들이 전자음에 가까운 소리들이 많습니다. 악기, 목소리등의 소리를 녹음해서 사용해도 되는데 전자음으로 작업을 하는 이유가 있나요?

A. 소리를 녹음해서 했던 작업도 있었습니다. 다만 녹음된 소리는 이미 한계가 정해져 있는 소리 여서 자유도가 많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전자음처럼 들리는 그 소리들은 가장 순수한 소리 파동인 싸인웨이브부터 만들어간 소리들입니다. 전자음으로 들을 수 도 있지만 가장 순수한 소리이기도 합니다.

<이미지4> 'Jellyfish(2008)' 인터랙티브 악기 
각각의 홀에 손으르 대면 특정한 음을 내며 작동한다 

Q. 미국에서 공부하기 전에 서울 대학교에서 시각 디자인을 전공하였습니다. 시각 디자인을 전공하게된 이유가 있나요?

A. 예술 중학교, 예술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제 성향이 순수 회화 보다는 디자인 쪽에 가깝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고등학교 2학년때 포토샾을 처음 사용하여 포스터를 제작하고 인쇄하는 과정이 너무 재밌어서 대학교 전공으로 시각 디자인을 하고자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이미지5> 학교 전시 홍보를 위한 포스트 카드 디자인 by 한윤정 

Q. 대학을 다니면서 삼성 디자인 멤버쉽 시각디자이너라는 활동을 2년정도 했습니다. 어떠한 프로그램인지 설명 해주실 수 있나요?

A. 삼성에서 디자인을 공부하는 대학생들에게 작업공간을 제공하고, 공동 프로젝트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학교 안에서만 지내는 게 답답해서 외부로 조금씩 눈을 돌리는 중 이 프로그램을 발견하고 지원해서 2년동안 시각 디자이너로 활동 하였습니다. 홍대, 국민대등 다른 학교 학생들과 그룹으로 프로젝트도 같이하고 SADI 건물에서 전시도 하면서 많이 배우고 즐겼습니다.

Q.졸업 후 한국에서 일 할 기회도 있었을 텐데 한국에서 프로 디자이너로 활동 하지 않고 공부를 택한 이유가 있나요? 그리고 인터랙티브 미디어를 전공으로 선택한 이유는 어떤 것일까요?

A. 학교에서 졸업작품을 할 때 시각디자인, 영상디자인, 모션그래픽, 애니메이션 등의 수업 중에 2개 이상을 선택해서 졸업작품을 해야 했어요. 그래서 저는 시각 디자인과 영상 디자인을 선택했지요. 그 때 제 첫 인터랙티브 작업인 ‘Picircle(2005)’을 제작했습니다. 삼성에서 일하면서 새로운 모바일 기기에 적용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디자인 작업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최소한의 컨트롤러로 화면을 컨트롤 할 수 있도록 만든 작품입니다. 이 작품을 하면서 인터랙티브 미디어에 더욱 관심이 생겨 더 공부를 계속 하게 되었습니다.

<이미지6> 'Digiti Sonus'
2013년 아트와 테크놀러지에 관한 저널 'Leonardo'의 커버 이미지로 실렸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는 어떤 것인가요?

A. 아무래도 두번의 Siggraph에서의 전시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에릭 오, Gautam Rangan과 공동 작업으로 만든 ‘One’이라는 작품이었는데 예상치 못 한 사람들의 관람객들의 반응을 보는것이 재미 있었습니다. 관람객 수도 일반 전시의 몇 배는 오기 때문에 굉장히 정신 없으면서 재밌는 전시였습니다.

<이미지7> 'One(2009)' - Siggraph 전시 장면 

Q. 최근 MIT SENSEable City Lab에 교환 연구원으로 머물다 오셨습니다. MIT에서 경험을 공유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A. MIT SENSEable City Lab은 빅데이터를 연구하는 연구 기관이며, 주로 도시와 건물에 관련된 데이터 (교통, 모바일, 소셜미디어, 인구, 환경, 도시기반시설 등)에 관해 분석하고 앞으로 향후 근미래에 도시에 일어날 일들을 예측하고 새롭게 제안할 수 있는 시스템 등을 연구합니다. 저는 약 3개월동안 방문 연구원 및 데이터 시각화 디자이너로서 2~3개의 프로젝트에 들어가서 데이터를 어떻게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 그리고 어떻게 효과적으로 숨겨져있는 데이터 패턴과 정보를 찾아내고 그것을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랩의 80%는 사이언티스트들이었는데 대부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것에 많이 서툴렀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연구를 도와주면서 빅데이터를 좀 더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끔, 그리고 동시에 디테일도 놓치지 않게끔 시각적으로 표현할 사람이 필요했는데 제가 그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MIT에 가기 전에 도시 관련 데이터를 다뤄본 적이 없었는데, 랩에서 이런 저런 다양한 도시 관련 데이터, 특히 모바일, 소셜미디어, 도시기반시설, 그리고 건축물 안에서의 사람의 모션 데이터 등을 다뤄보고 시각화해볼 수 있어서 좋은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이미지8> Sound Tree Rings App 아이튠즈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Q. 굉장히 바쁜 일정의 연속이 군요. 박사과정 졸업 후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A. 인터랙티브 미디어를 계속 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요즘에는 상업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미디어도 많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상업적인 부분도 어느 정도 고려하면서 계속 작가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갖고 싶습니다. 그 작업 공간이 한국이 될지 미국이 될지는 아직 확실하게 정하지는 못 했습니다.

소리를 시각화하고 누구나 직관적으로 즐길 수 있는 표현의 형태를 만든다. 단순한 듯 하지만 매우 광범위한 주제로 작품을 만들어온 인터랙티브 미디어 아티스트 한윤정님을 만나 보았습니다.


이 인터뷰 시리즈는 한국 컨텐츠 진흥원과 CGLand.com에도 연재하고 있습니다.
http://koreancontent.kr/1461
http://media.cgland.com/news.html?part=visitinterview&modes=view&page=1&no=13055&w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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