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July 29, 2013

[MIKA #08} 가상의 주인공을 연기하다 - 시니어 애니메이터 박지영



▲사진1 시니어 애니메이터 박지영

‘아바타’의 나비족, ‘트랜스포머’의 로봇은 많은 사랑을 받은 영화의 주인공입니다. 이들은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었다고 믿기 힘들정도로 자연스럽고 섬세한 동작과 표정을 보여줍니다. VFX 애니메이터는 디지털 액터를 살아 숨쉬게 하는 숨은 주인공입니다. ‘아바타’, ’트랜스포머’ 그리고 ‘아이언맨’등 수많은 메가 히트 영화에 참여해 온 애니메이터 박지영님을 만나보았습니다.


Q) 안녕하세요. 많이 바쁘신데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ILM(Industrial Light & Magic)에서 어떤 일을 하고 계신지 소개해주실 수 있으세요?

A) 시니어 에니메이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트렌스포머4를 마치고 닌자 거북이에 합류해서 에니메이션 작업을 했었고 지금은 2016년에 개봉될 게임 원작의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사진2 작년 ILM에서 참여했던 프로잭트 '트랜스포머 4'

Q) 1998년에 Calarts 애니메이션과에 입학하셨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많으셨나요?

A)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닐 때는 조소를 공부하였습니다. 가족이 미국으로 이민 오면서 대학부터는 미국에서 지내게 되었습니다. 그때 영화 아트에 관심생겨 관련 학교를 조사하던 중, 친구의 소개로 근처 커뮤니티 컬리지에서 애니메이션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학교 재학중 교수님이 운영하시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친구와 같이 인턴쉽을 하며 애니메이션에 더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기초부터 제대로 애니메이션을 공부하고 싶은 마음에 애니메이션 전문 학교를 찾아보게 되었고, 그 때 발견한 학교가 Calarts였지요.


Q) 애니메이션을 어려서부터 좋아하신 것은 아니였군요?

A) 네.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심은 커뮤니티 컬리지에서 만든 첫 과제에서 시작됐습니다. 첫 과제로 화산이 터지는 장면을 그렸는데, 제가 그린 그림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었습니다. 애니메이션을 직업으로 해야겠다고 진지하게 생각한 것은 Calarts에서 공부하면서 제가 애니메이션에 잘 맞는 재능이 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였습니다.


Q) 어떠한 재능이 애니메이션에 잘 맞는다고 생각하셨나요?

A) 타이밍에 대한 감이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동작들을 관찰하는 것도 재미있었고요.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미국에서 살아 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서양 특유의 제스쳐 같은 것들을 이해하기 위해 많이 노력해야 했습니다.

▲사진3 디지털 도메인 재직시 참여했던 'Maleficent'

Q) 학교에서 2D 애니메이션을 계속 제작하였고, 졸업 후에도 ‘July Film’이라는 곳에서 2D 애니메이터로 일하셨습니다. 어떻게 3D 애니메이션으로 전향하시게 되었나요?

A) 학교에서 졸업하자 마자 존경하는 교수님 회사인 ‘July Film’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얼마 후 재정 문제로 회사가 힘들어져 새로운 직장을 찾았어야 했는데, 2002년 당시에 2D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스튜디오가 거의 없었습니다. 디즈니, 워너 브라더스, 드림웍스등 메이져 회사들도 2D 애니메이션 제작을 중단하였고, TV 애니메이션 프로덕션도 3D로 많이 전향하는 분위기 였습니다. 일할곳을 찾는 도중 ‘WildBrain’이라는 회사에서 연락을 받았는데, 2D와 3D 애니메이션을 모두 다루는 스튜디오였기 때문에 여러가지를 배울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바로 입사를 결정했습니다. ‘Wild Brain’에서 3년 동안 일을 하면서 3D 소프트웨어도 배울 수 있었고, 2D 애니메이터로도 여전히 일할 수 있는 기회도 있었습니다.


Q) ‘Wild Brain’는 TV 시리즈로 잘 알려진 스튜디오입니다. 일반적으로 TV 시리즈에서 일하면 TV시리즈를 만드는 스튜디오로 이직하기 마련인데, 어떠한 경로로 극장용 VFX 스튜디오인 ‘Weta Digital’로 일터를 옮기셨나요?

A) ‘Wild Brain’에 했던 단편 애니메이션 프로젝트가 큰 도움이 됬습니다. 잘 날지 못하는 아기 용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그 때 마침 ‘Weta Digital’이 작업하던 프로젝트가 ‘Water Horse’였습니다. 영화 속에 나오는 아기 Water Horse가 제가 작업했던 아기 용과 비슷한 점이 많아서 회사에 좋은 인상을 준 것 같습니다. 그러한 이유 때문에 입사 초에는 아기 Water Horse가 포함된 샷만 주더군요. ‘Weta Digital’에서 일하게 된 것은 정말 큰 기회였지만, 한편으로는 많이 두렵기도 했습니다. 뉴질랜드에서 혼자 지내야 했고, 극장용 작업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일에 대한 두려움도 많이 있었습니다. 두려운 만큼 긴장하며 노력하니 몇 개월 뒤에는 극장용 애니메이션 작업도 많이 익숙해 졌습니다. 다음 작품인 ‘아바타’를 작업하는 동안은 점점 좋은 장면들도 작업할 기회도 생겼고요. 지금까지 일해온 여러 스튜디오들이 각각의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Weta Digital’은 제가 처음으로 극장용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애니메이터로 입지를 굳힐 수 있던 곳이어서 남다른 의미가 있는 회사입니다.

▲사진4 박지영님이 작업한 <아바타>의 키스장면

Q) ‘Weta Digital’ 이후에는 ILM, MPC, Digital Domain등에서 나니어 연대기, 트랜스포머, 아이언맨등의 영화에 참여해오셨습니다. 가끔 극장용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실 때는 없으셨나요?

A) 학교에서 공부했던 분야가 순수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에 애니메이션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싶은 미련도 남습니다. 하지만 VFX 하우스에서 일하면서 진짜 같은 움직임을 만들기 위해 근육의 움직이나 중력에 따른 무게감 등을 공부해왔고 그 과정에서 다른 재미를 발견했습니다. 아바타의 키스장면 같이 자연스러운 액팅으로 관객들이 몰입할 수 있는 샷을 만들어 낼 때면 큰 보람을 느낌니다. 지금은 제가 잘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최고의 장면을 만드는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Q) 많은 프로젝트에 참여해 오셨는데 어떤 프로젝트들이 기억에 남으세요?


A) 앞에서 이야기 했듯이 ‘아바타’는 여러가지로 의미있던 작품입니다. ‘트랜스포머’는 작업을 하는 동안 가장 재미있던 작품으로 기억됩니다. 다른 감독들과 달리 마이클 베이감독은 작업자들의 큐브에 자주 들르는 편이어서 직접 교류하며 작업할 수 있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최근에 했던 ‘Jack the Giant Killer’는 디벨롭먼트 리드라는 포지션을 경험 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프로젝트였습니다.

▲사진5 디벨롭먼트 리드로 참여했던 <Jack the Giant Slayer>


Q) 어떠한 파트의 디벨롭먼트 리드를 하신건가요?

A) 제가 ‘아바타’에서 키스장면을 작업한 것이 디지털 도메인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어 페이셜 애니메이션 디벨롭먼트 리드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리드라는 포지션은 리깅이나 모델링 디파트먼트 사람들과의 교류도 많이 있어야 해서 여러모로 많이 배울 수 있던 포지션이었습니다. 특히 저의 백그라운드는 3D 애니메이션이 아니었기 때문에 애니메이션이 아닌 다른 디파트먼트의 업무는 이번 기회를 통해 깊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Q) VFX 애니메이션 작업에서 모션캡쳐는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나요?

A) 샷마다 비중이 많이 다릅니다. 어떤 경우는 50%이상을 쓰는 경우도 있지만 어떤 경우는 100% 손으로 애니메이션하기도 합니다. VFX 애니메이터의 비애(?)는 손으로 작업하는 샷들도 모션캡쳐처럼 보이도록 작업해야 한다는 것 입니다. 샷의 연속성 때문에 캐릭터의 움직임이 통일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VFX 스튜디오에서 일하는 것과 애니메이션 회사에서 일하는 것의 다른 점은, 캐릭터 애니메이션에서 자주 쓰는 용어인 Follow-through 나 Overlapping 같이 동작을 과장하는 단어는 가급적 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단어들로 크리틱을 하면 움직임이 너무 과장되게 만들어 질 수 있다는 의식이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표정을 모션캡쳐하는 기술에 헐리우드 스튜디오들이 많이 투자하고 있습니다. 다음 세대 모션캡쳐 기술은 ‘아바타’에 나온 정도의 표정 데이터를 어느 스튜디오나 모션캡쳐로 쉽게 만들어 낼 수 있는 수준의 기술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진6 가장 재밌게 작업하셨다는 <트랜스포머3>


Q) 남편분도 EA에서 애니메이터로 일하고 계신걸로 알고 있습니다. 두 분이 같은 일을 하시는 것에 장단점은 어떤 것인가요?

A) 가장 솔직하게 서로의 작업에 대해 크리틱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남편이기 때문에 저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경력이 오래 될수록 많은 사람들에게 솔직한 크리틱을 들을 경우가 적어지는데, 남편의 크리틱이 많이 도움되곤 합니다. 물론 같은 분야를 하기 때문에 종종 의견이 갈리기도 하지만, 단점보다는 분명 장점이 훨씬 많은 것 같습니다.


Q) 애니메이션 외에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으세요?

A) 예전부터 아이들과 관계된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동화책 쓰는것과 캐릭터 상품 개발 하는 것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특히 아이들 교육과 관련해서 제가 할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연구중이고 그에 관련된 개인 작업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2년전 부터는 수작업 인형 재작도 같이 하고 있고 요즘엔 친구들과 교육 관련 작은 프로젝트를 하고 있습니다.


Q) 애니메이션이나 VFX 쪽에서 일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해주실 조언이 있으신가요?


A) 기회는 알게 모르게 계속 오는 것 같습니다. 다가온 기회를 그냥 지나 보내는 사람들도 많은데 기회를 볼 수 있도록 항상 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또 다가온 기회를 잡기 위해서 현재 가지고 있는 것을 포기해야 하거나 불확실한 미래를 선택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받아들일 용기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 사진출처

- 사진1 직접 촬영
- 사진2 -6 각 영화 영상 캡쳐
- 사진5 <Jack the Giant Slayer> 포스터

No comments:

Post a Comment